40대 초반이 나에게도 백신 접종의 기회가 왔다...
아이들을 애들 아빠에게 맡기고
아침 9시 반에 집을 나와 몇 달 동안 못 본 한국 친구네 놀러 갔다.
스코틀랜드는 실내 방문이 (indoor visit) 다음 주 월요일인 5월 17부터 허용되기에
다행히 해가 나오고 날도 따뜻하여 친구 야외 가든에서 커피를 마시며 한 시간 폭풍 수다를 떨고
약속 시간에 맞춰 백신 접종 센터에 도착.
도착하니 우편으로 받은 편지를 보여 달라고 하여
보여주니 확인 후 안으로 들어가란다.
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고 손 소독하란다.
기껏 쓰고 왔는데 왜 벗으라고 하지?
했더니 손 소독 후 일회용 마스크 새것을 건네준다.
생년월일을 물어보고 혹시 코로나 확진받은 적 있거나 증상이 있나 물어보고
본인 확인 후 줄 서서 기다리란다.
사회적 거리두기로 2미터 이상 다른 사람과 떨어져 서서 5분 정도 기다리니
어느새 내 차례.... (하... 떨려..)
30개 정도 되는 간이 개인 부스가 큰 강당에 펼쳐져 있고
각 부스 안에는 간호사분들이 한분씩 계신다.
안내해주시는 분의 안내를 받아 어느 한 부스로 이동.
각 부스에 간호사 언니들 이름도 다 적혀있고
난 크리스티라고 써져있는 부스로 들어가 앉았다.
간호사 언니가
"괜찮니?" 물어봐서 응 괜찮아 그러니
두 번째 질문
"너 주삿바늘이 무섭니?" 하고 물어본다.
헉.... 그걸 어떻게 알았지?
내 눈빛에 주삿바늘에 대한 공포가 담겨 있는 걸 봤나?? 아님 나 같은 사람들이 많은가..?
주삿바늘이 무서우면 내가 보이지 않게 접종해준다고 한다.
그러면서 접종 전에 물어보는 필수 질문들... 코로나 확진받은 적 있냐, 알레르기 있냐, 먹는 약 있냐, 임신했냐 등등을 물어보고
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현상들... 두통, 메스꺼움, 피곤함, 팔 절임, 감기 증상 등등
정말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. 두 번째 접종은 12주 후라고 얘기도 해준다.
그리고 아주 아주 드물게 혈전 현상이 나타나는 사례가 있는데
혹시 몸 이상증세가 심해지면 바로 응급실 A&E (Accident & Emergency)로 가란다.
보통 A&E에 가면 한두 시간 기다리는 건 기본인데 (딸애가 트램펄린에서 놀다가 떨어져 팔이 부러졌을 때도, 내가 신장염으로 데굴데굴 구르며 너무 아파 갔을 때도 2시간은 기다려야 했다....)
백신 부작용으로 왔다고 하면 안 기다리고 바로 진료받을 수 있다고 한다.
간호사 언니는 너무 친절하게 농담도 하면서 애들 얘기도 꺼내며
내 기분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시고
주사기를 꺼낼 때에도 내가 볼 수없게 뒤돌아서 슬며시 꺼내시는 등 배려를 해주셨다. (친절하고 고마운 간호사 언니~~)
그리고 난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.
주사 맞는 느낌은...
따끔도 아닌 정말 따! 꼼! 한 정도로 아프지도 않고 금방 끝났다.
그리고 걸어 나오는데...
아주 약간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....
그게 긴장했다 풀려서 그런 건지, 주사를 맞아서 그런 건지.... 모르겠지만...
접종 후 10시간이 지난 지금 약간의 어지러움과 울렁거림은 있긴 한데
팔이 저리거나 몸이 쑤시지는 않는다.
다행히 애들이 오늘 밖에서 양들이랑 신나게 뛰어논 후
낮잠을 건너뛰어서 그런지 일찍 잠이 들어 엄마를 쉬게 해 준다.
내일은 컨디션이 어떨지 모르겠지만
일단 첫 번째 백신 접종 후 첫날은 겁먹었던 내가 뻘쭘해질 정도로
별거 아닌 듯 지나가 버렸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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